본문 바로가기
기후학

철강·시멘트 산업의 탈탄소 전략: 고탄소 산업의 기후 전환 해법

by jacobshouse 2025. 5. 3.

1. 철강·시멘트 산업과 온실가스 배출의 연관성

핵심어: 고탄소 산업, 산업 배출, 공정 배출
철강과 시멘트 산업은 현대 산업 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제조업이자, 동시에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약 15% 이상을 차지하는 고탄소 산업이다. 이들 산업은 생산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직접 연소할 뿐 아니라, "화학적 반응에 의해 필연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공정 배출(process emissions)"을 포함하고 있어 탈탄소가 매우 어렵다. 철강 생산의 경우 고로(용광로) 방식에서는 코크스를 환원제로 사용하며, 시멘트 생산에서는 석회석의 열분해 과정이 CO₂를 다량 배출한다. 이처럼 공정 자체가 탄소 집약적이기 때문에, 단순한 에너지 전환만으로는 충분한 감축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철강·시멘트 산업의 탈탄소화는 기술 혁신과 시스템 전환이 동반되어야 하며, 이는 전 세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서 매우 중요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2. 철강 산업의 주요 탈탄소 기술 전략

핵심어: 수소 환원 제철, 전기로 전환, 탄소 포집
철강 산업의 탈탄소화는 기존의 고로 중심 시스템에서 "수소 기반 환원제철(Hydrogen-based DRI)"로의 전환이 핵심 전략 중 하나다. 이 방식은 코크스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해 철광석을 환원함으로써, 물(H₂O)을 부산물로 배출하고 CO₂는 거의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공정이다. 유럽에서는 H2 Green Steel, HYBRIT 프로젝트 등이 이 기술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으며, 수소 공급망과 전력 인프라의 확충이 병행되고 있다. 또 다른 전략은 고로 대신 전기로(EAF)를 활용하는 경량화된 생산 방식으로, 고철을 재활용하여 전기로에서 재용해함으로써 에너지 소비와 배출량을 줄인다. 이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이 재생에너지로 공급될 경우, 사실상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철강 생산이 가능해진다. 단, 전기로 방식은 고철 수급, 품질 통제, 설비 전환 비용 등의 한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일부 기업은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를 통해 기존 고로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직접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철강·시멘트 산업의 탈탄소 전략: 고탄소 산업의 기후 전환 해법

 

3. 시멘트 산업의 탄소 저감 기술과 적용 방안

핵심어: 저탄소 시멘트, 대체 소재, 탄산화 기술
시멘트 산업에서는 탈탄소를 위한 다각도의 기술적 접근이 진행 중이다. 첫째, 일반 포틀랜드 시멘트(OPC)의 일부를 산업 부산물이나 광물 대체재로 대체하는 "블렌디드 시멘트(blended cement)"가 상용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고로슬래그, 플라이애시, 석회석 분말 등을 혼합해 시멘트 생산 시 발생하는 클링커 비율을 낮추면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둘째, CO₂를 시멘트 경화 과정에서 흡수시키는 탄산화(carbonation) 기술이 연구·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특히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제품에 효과적이다. 셋째, CCS 기술을 시멘트 소성로에 적용하여 공정 배출을 직접 포집해 제거하는 방식도 확대되고 있다. 넷째, "대체 연료(RDF, 바이오매스 등)"를 사용하거나 전기 소성로 도입 등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병행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시멘트 산업은 기존 생산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건설업계, 정부, 학계의 협업을 통한 표준화와 규제 정비가 탈탄소 실현의 관건이다.

4. 산업 탈탄소 전환의 제도적·경제적 과제

핵심어: 전환 비용, 경쟁력 유지, 보조금 정책
철강·시멘트 산업은 설비 수명이 길고 자본 집약도가 높아,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 전환 시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이로 인해 전환비용 부담과 국제 가격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소 환원 제철이나 CCS 기술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이며, 투자 대비 경제성이 낮아 시장 유인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EU, 미국 등은 탄소 국경 조정제도(CBAM) 도입, 보조금 지급, 녹색공정 인증 등을 통해 산업 전환을 촉진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는 산업계 맞춤형 탄소중립 로드맵과 기술개발 지원 정책을 운용 중이다. 또한 기업들이 탈탄소 기술에 투자할 수 있도록 녹색 금융, 탄소 크레딧, 공공조달 정책 등을 결합한 산업 생태계 재편이 요구된다. 이러한 제도는 감축 목표와 산업 경쟁력 유지라는 이중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며,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5. 국제 협력과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핵심어: 저탄소 제품 수요, 국제 규범, 공급망 재편
철강·시멘트 산업의 탈탄소 전략은 단일 국가의 노력을 넘어선 국제적 공조와 표준 정립이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녹색 제품’ 수요를 주도하고 있으며, 자동차, 건설, 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소 발자국이 낮은 철강·시멘트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 배출 기준, 원산지 추적, 녹색 인증 등 국제 표준이 강화되면서, 기존 공급망의 구조도 재편되고 있다. 예를 들어 EU의 CBAM 도입은 수출 중심 국가들에 수출 경쟁력 약화 또는 기술 전환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무역 질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다자개발은행(MDB), 기후 기술센터(CTCN), 국제철강협회 등은 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 공유와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고 있다. 따라서 철강·시멘트 산업의 미래는 저탄소 기술뿐만 아니라 국제 협약과 시장 메커니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6.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위한 미래 방향

핵심어: 탄소중립 공정, 산업 생태계 혁신, 사회적 수용성
철강과 시멘트 산업의 탈탄소화는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와 소비자 인식, 정책 프레임 전체를 전환해야 하는 복합적 과제이다.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첫째, 저탄소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를 제도적으로 확대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증 및 표준 체계가 필수적이다. 둘째, 탈탄소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노동자와 지역 경제를 고려한 공정 전환(Just Transition) 전략이 필요하며, 재교육, 일자리 전환, 사회적 대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철강·시멘트 산업을 순환 경제 및 자원 효율화 전략과 연계하여, 폐기물 자원화, 재활용 촉진, 생애주기 평가(LCA) 기반 감축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이처럼 철강과 시멘트 산업은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중추적인 시험장이며, 성공적인 탈탄소 전략은 다른 고배출 산업에도 확산될 수 있는 시범모델로서의 의미를 가진다.